갈등의 네 가지 위험한 요소
고트맨 박사는 이혼으로 가는 길에는 네 가지 위험한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비난, 모욕, 자기변호, 도피다. 누구나 상대방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불만과 흠을 들추어내는 비난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가령 “방 청소를 하지 않은 것을 보니 좀 기분이 나쁘네. 교대로 청소하기로 했잖아요”는 상대방에게 불만과 질책을 하는 경우다. 그러나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잘 잊어버려, 당신이 하기로 했으면 해야지 정말 그렇게 빈둥거려, 정말 지긋지긋해. 이제는 잔소리 하는 것도 지겨워. 당신은 무책임한 남자야!”라고 하는 몰아세우는 것은 비난이다.

불만은 어떤 행동에 대한 것이지만 비난은 상대방의 인격 전체를 중상하는 행위이다. 비난은 시간이 지나면 모욕으로 그 양상이 바뀐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말을 의도적으로 하고, 상대방이 말하고 있을 때 엉뚱한 곳으로 시선을 돌려서 무시하거나, 조소하거나,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흉내 내거나, 상대방이 격하게 말하도록 농담을 하는 것은 모욕으로 받아들인다. 결국 모욕은 상대방이 재고할 마음을 빼앗고, 두 사람의 거리를 더욱더 멀게 만들어버린다.

‘자기 변호’는 변명, 핑계를 말하는 것이다. 고트맨 박사는 자기변호는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자기변호는 상대방의 기를 꺾거나 사죄하도록 만들 수가 없고, 변명 핑계가 오히려 상대방을 비난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있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트맨 박사가 지적하는 네 번째 위험요소는 ‘도피’다. 이것은 비난과 푸념의 말을 들은 상대방이 상황을 피하고 대화하기를 거부해버리는 경우다. 전형적인 대화는 듣는 사람이 이야기 하는 사람에게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그런라든가, “정말”이라고 맞장구를 친다. 그러나 도피자는 상대방에게 전혀 시선을 두지 않을뿐더러 무슨 말을 하든 간에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돌처럼 무감각해져 버린다.

위험 요소들의 홍수 속에 이르는 이혼
네 가지 위험한 말들을 계속 듣게 되면 어느 순간 갑자기 자신을 껍질 속에 가두어 버리게 된다. 고트맨 박사는 이것을 ‘홍수’로 비유했다. ‘홍수’가 계속되면 극단적으로 상대방을 경계하게 되고, 언제 또 다시 배우자가 분노를 폭발시킬지 몰라 두려움에 떨게 된다. 오로지 이 폭발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렇게 하려면 상대방과 감정적인 관계를 끊어야 한다. 결국 그 끝은 이혼이다.

이화자 소장은 “부부간의 성격 차이는 물론 생물학적 차이가 있음에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것을 수용하기를 강요하게 되면 강한 사람이 지배하거나 약한 사람의 감정적 단절 가운데 부부이면서도 남남으로 살게 된다”며 “남자의 경우 스트레스를 잘 처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다툼의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기변호, 도피, 혹은 폭력과 모욕적인 말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